진정 "인구늘리기"인가, "인구빼가기"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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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인구이동이라 함은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원인은 경제적·문화적·지리적·인구학적 요인 등 매우 다양하다.
중세 이후 유럽인의 신대륙․식민지 개척을 위한 이주,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의 연해주․만주 등지로 이주, 최근의 아프리카․서남아시아인 등의 기아나 전쟁으로 인한 난민 등과 같이 정치적 박해, 경제적 이유 또는 자연적 재해 등이 인구이동의 주 원인이 되었다.
최근에는 취업과 교육을 목적으로 즉 사회, 경제적 요인에 의해 한 나라 안에서 그리고 나라와 나라 간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농촌에서 도시로, 구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인구이동이 일어나고 국가 간에도 취업, 유학을 위한 이주가 그 예다.
우리나라는 지방 중소도시 대부분이 고령화․저출생에 따라 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인구가 매년 증가하거나 유입되고 있는 도시가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세종시와 경기도 화성(동탄), 평택, 전라남도 순천시다. 세종시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계획된 행정도시로서 자리잡아 가는 이유가 있고 화성의 경우 수도권 집값 폭등과 교통망의 발달로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출퇴근이 가능하고, 평택의 경우 삼성반도체 공장․미군부대 이전 등에 따른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런데 순천시는 이렇다 할 개발호재나 굴뚝공장을 기반으로 한 산업단지 하나 제대로 없는데, 매년 인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구규모나 유입은 현재의 정주여건과 도시가치는 물론, 미래의 경쟁력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때 아닌 인구이동 일명 ‘인구 빼가기’가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순천을 중심에 두고 여수, 광양시에서 매년 연말이면 인구증가를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순천시와 인접한 도시 간의 인구는 앞서 말했듯이 현재의 도시가치나 정주여건은 물론, 미래의 경쟁력을 반영한다.
첫째 정주여건의 측면에서 순천의 구도심 뒷골목을 찾아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과거 수레로 쓰레기를 큰길가까지 끌고 와 수거했을 만큼 편도 1차선에도 미치지 못한 좁은 뒷골목이 천지였다. 이제 왕복 2차선의 골목으로 정비됨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지 않고 평화롭게 영위하고 있다.
많은 도시재생 사례 들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매년 중앙부처부터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등의 전국 방방곡곡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고 있다. 와서 보아야 그 답을 알 수 있다.
둘째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향해가는 이 지점에서 더 이상 경제적 문제가 아닌 생태, 문화와 같은 삶의 질적 측면에서 순천시는 인근 도시보다 도시가치나 미래경쟁력이 뛰어나고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 행복지수가 높다.
셋째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듯이 역사적 뿌리가 깊은 순천이 과거부터 전남 동부권 중심도시로써 인근의 도시를 아울러 왔다. 앞으로도 자신감에 찬 미래경쟁력은 품격에서 우러나고 있다.
그동안 순천시는 인근 도시의 일시적이고 인위적인 일명 ‘인구 빼가기’의 불법적인 도전에도 큰 물줄기는 변함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일희일비하듯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구 1인당 지방교부세가 얼마고, 인구 15명만이 되면 행정조직규모가 커지고 공무원의 승진인사 적체 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일명 ‘인구 빼가기’ 시책은 그야말로 인구규모의 숫자를 보여 주기 위한 전시적이고 근시한적이고 행정낭비다.
매년 연말 잠시 인구가 늘었다가 다음해 초에 제자리로 되돌아가는 행정으로 쓸데없는 낭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정이 정작 시민들의 삶은 좋아지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이 될 리가 없다.
특히 위장 주민등록주소 전․출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이 될 뿐만 아니라, 지방교부세 및 행정조직규모 유지 확대를 위해 인위적인 위장 전출입을 조장한 공무원은 사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될 수 있는 범법행위다.
특히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저지른 경우라면 「부패방지권익위법」 제2조에 따른 부패행위에도 해당한다.
정작 시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이나 도시가치 및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고령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위적인 인구유입대책을 고집하고 집착할 바에야, 차라리 그 시간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고령화․저출생의 미래사회의 적응전략을 수립하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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