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004년 '이익공유제'를 내건 여수산단 노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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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공유 경제"가 중심 이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살아가는 '포용 경제'가 가능해지려면 먼저 '이익공유제'가 필요하다.
지난 해 어려운 경제에도 대기업은 엄청난 이익을 거두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경제 상황이 어렵다. 대기업의 그러한 성과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희생 결과이다.
대기업 오너와 임직원, 주주들끼리 돈 잔치를 할 것이 아니라, 협력 업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일정한 성과를 배분해야한다. 그래야 협력 업체도 시설 투자와 기술력 향상을 위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여수산단은 최근 몇년 동안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것은 협력업체의 손실과 저임금 비정규직의 희생 속에 거둔 성과이다. 그런데 정작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한 협력회사와 노동자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고, 저가 출혈 경쟁 입찰에 내몰리고 있다.
2004년 여수산단 17개 대기업 노동조합 정규직들이 나서서 공동투쟁본부를 만들고, 공동 요구안을 만들었다.
요구안에는 첫째,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매출액 기준 0.01%를 지역사회발전기금으로 조성하고 재단 법인을 만들어 운영한다.
둘째, 사내에 종사하는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한다.
셋째, 주5일제 실시로 근로 조건 저하 없는 주 40시간 근무를 위해 5조3교대제로 전환하여 일자리를 늘린다.
15년이 지난 지금, 하나도 반영되지 못 했다. 이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단체협상을 하던 노조들 가운데 끝까지 싸운 데가 지금의 GS칼텍스노조이다. 파업으로 끝까지 버틴 조합원은 결국 해고 되었다.
이들은 지금의 이익공유제를 노조가 요구하다가 희생이 된 것이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그들의 희생 속에 나온 성과이다.
그밖의 회사는 지금껏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그 때 주장한 대기업 회사 노조는 무엇을 했는지 해명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을 공동 요구안으로 제시한 그 때의 심정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요구안에 그 기금은 "여수산단으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복원하는데 쓰이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비록 실현되지 않고 있지만, 일찌기 이익공유제를 시도한 여수산단 대기업노조의 발상에 박수를 보낸다. 다시 그 때의 심정으로 돌아가, 지역과 함께하는 노동 운동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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