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배경과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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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배경과 의의
<기고> 남경우 소통과혁신연구소 연구위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 김정은 위원장과 미합중국(이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6월12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써 새로운 조미관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번영, 안전을 향한 대장정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새로운 조미관계의 수립’ ‘한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체제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등 3대 방향에 합의하고 후속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세기적인 합의에 대해 조선 측, 대다수 한국민, 다수의 미국민이 환영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미국의 일부지배세력(네오콘 등), 미국의 지배언론, 한국의 다수언론은 성명에 CVID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의의를 폄하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회담성공의 작동구조를 인식함으로써 ’냉전과 적대의 해체’가 불가피한 배경을 살펴본다.
1. 612정상회담은 적대적이었던 전략국가간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한 출발
조미 정상간 회담은 양국의 국제적 위상변화에 따라 협상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적 국면에 들어섰음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조선은 미국의 압박과 제재에 따른 시련을 뚫고 핵과 대륙간탄도탄을 보유한 전략국가임을 선포했다. 조선은 떠오르는 전략무기를 보유한 전략국가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조선은 스스로 설정한 사회주의강국실현을 위한 전략으로 경제집중노선을 천명하고 대외환경을 정비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며 그 힘을 확보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압박과 제재가 없는 대외환경을 구축해야 했다. 대외환경정비의 일차 대상은 미국과의 적대를 청산하고 한반도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한국에 한반도 평화를 지향하는 촛불정권이 들어섬으로써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건을 확보하게 되었다.
한편 미국은 대외적으로 국제금융자본과 네오콘이 주도하는 제국으로서의 위상이 위축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산업역량의 쇠락, 달러의 영향력 감소, 빈부격차의 심화와 중산층의 지속적인 빈곤화에 직면하여 왔다. 광범위한 미국민 특히 제조업 및 백인종사자들은 워싱턴과 뉴욕의 전통적 대외대내 정치외교노선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 요구를 기반으로 트럼프 정부를 탄생시켰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영광스런 미국’을 재현하기 위해 군사력에 기반한 대외개입노선을 재조정하고 재정적자를 감소시키며 산업역량을 재건하기 위해 구조조정국면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트럼프의 신애국주의 노선은 국제금융자본과 네오콘이 누리는 그들만의 달콤하고 배타적 이익을 제압하고 다수 미국민의 여망을 실현해야 하는 정치적 책무를 짊어진 셈이다.
이 시점에서 트럼프 정부에게 적대적이며 불안정한 조미관계는 미국의 대내 대외정책의 구조조정 국면의 최대 장애였다. 조선이 전략무기를 보유함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식의 ‘전략적 인내’나 네오콘 중심의 긴장유지 전략 혹은 방치전략을 넘어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을 위해 회담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정황이 정상회담의 주요의제에서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이 가장 전면에 배치된 이유이다. 이것이 점령국이 패전국에게나 요구할 수 있는 CVID가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2. 조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초보적인 평화를 실현했다
조미정상회담은 떠오르는 전략국가와 위축되어가는 세계최강 전략국가 간의 외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이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미국동부까지 날아가는 ICBM을 가진 적대국가의 정상을 만남으로써 예측불가능한 공격가능성을 해소하고 미국민에게 안전과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민은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그간 러시아나 중국이 전략무기를 갖고 있다 해도 정상적인 외교관계에 의해 그 위험을 해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선의 ICBM은 미국본토를 공략할 수 있는 위태로운 적대국의 군사자산이었다. 두 정상의 만남으로 미국은 최대의 불안요인을 해소한 것이다.
한편 조선은 회담기간 한미군사합동훈련의 축소 및 폐기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새로운 조미관계의 수립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토대를 확보하게 되었다. 우리 민족끼리 화해와 평화 그리고 공동번영을 위한 외부 장애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핵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는 어떻게 다른가? 한반도 비핵화란 남북전역의 비핵화는 물론 조선에 공격가능한 일본 및 괌 등지의 미국의 핵공격 해소와 항공모함 및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한 핵미사일 공격까지도 배제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논리적으로 세계비핵화의 부분으로 그 개념이 확장된다. 이 부분은 불가피하게 쌍방 및 다자간 비핵화의 과제와 이어진다. 이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의미이며 세계질서의 새로운 재편과 연동되어 장기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한 “한반도 비핵화는 장기적인 과제이다”라는 말은 이러한 성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CVID란 무엇인가? 조선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의미한다. 이는 미국의 네오콘, 주류언론 및 한국의 언론이 대조선 압박용 개념으로 이들의 희망사항을 극대화한 개념이다.
이 요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간 미국은 세계최강의 전략자산을 동원하여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UN(중국 러시아 포함)을 동원하여 경제적으로 조선을 압박하여 왔으나 모든 제재압박은 실패했다. 오히려 조선은 시련을 넘어 전략국가로 등장했다.
CVID란 세계역학구도의 변화에 무지하고 국제금융자본이나 네오콘의 선전프레임에 무비판적인 논객들의 주장이거나 트럼프 정부와 조선을 흔들어 과거의 프레임을 유지하고자 하는 기득권세력의 낡은 선전문구일 따름이다. 이것은 과학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조선은 반복되는 실험 시험을 통해 핵 수소탄 각종 미사일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다 확보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조선의 기술확보방식은 그간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그 실상이 어떤 것인지 미국이 알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오직 수천 킬로를 날아간 미사일과 풍계리 핵시험장의 지진파에 의해 핵보유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미국 정부의 협상당사자들은 협상이 거듭되자 CVID가 이내 불가능한 요구임을 알았을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협상대표들도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는 오직 조선 최고위 리더들의 진정성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사일 기술실험 및 실험장 폐기는 조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예우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가 내부의 역학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조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반발세력을 완화하는데 명분을 세워주고 조선도 스스로가 천명한 한반도 비핵화를 실천한다는 의지를 세계에 내보인 것이다.
3. 단계별 동시행동원칙일 수밖에 없는 이유
우선 일괄타결 CVID방식이 불가능함은 이유는 한반도 비핵화가 그 자체로 다면적이고 다중적이며 세계비핵화와 연동된 쌍무적 다자간 관계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제재압박을 통한 완벽한 제압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면 협상과 타협만이 유일한 수단이다.
즉 쌍방의 요구가 동시에 확인되고 동시적 행동만이 협상의 유효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CVID주장이 계속되는 이유는 미국 정치세력 내에 반발세력이 여전하다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해결해가야 하는 미국 내부의 정치적 과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그간 끝임 없이 조선을 무시했고 그 관점이 상층 리더들 사이에 내면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미국지배층 사이에 조선관에 대한 거품이 존재한다.
미국의 모든 협상가들은 협상 초기에는 조선을 만만하게 보며 협상에 임한다. 그러나 조사와 협상을 거듭하며 거의 모든 미국의 협상가들(강경매파도 포함하여)은 점차 온건파 내지 협상파, 현상인정파로 변한다.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 국무장관 울브라이트, 전 미 정보국장 클래퍼, 핵전문가 울시, 심지어 최근의 폼페이오까지 모든 대조선 협상가들은 조선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대조선 압박정책 및 대조선 전쟁의 참혹함에 눈을 뜨며 협상가로 변신한다. 더욱이 지난해의 수소탄 실험과 ICBM 발사로 그 능력을 만천하에 입증함으로써 이러한 대화분위기는 성숙하게 되었다.
그들은 조선의 실체에 눈을 뜨며 결국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일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스스로 언명했던 그들의 협상 초기 강경발언 및 미국 지배세력 내부의 분위기로 말미암아 그들 스스로가 살라미전술을 사용하여 자신의 발언을 세밀하게 쪼개고 냉온탕 발언을 반복하며 반발을 흘려버려야 한다. 이것이 조미협상을 성공리에 끝내야하는 트럼프와 폼페이오의 처지이자 조건이다.
4. 4.27남북정상회담과 6.12조미정상회담의 국내정치 영향
6.13지방선거는 분단모순이 완화되고 북미간 긴장이 약화된 가운데 치러진 최초의 전국적 선거다.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국내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극적인 사례이다. 모든 선거는 정당, 정책, 지역, 인물, 이슈 등의 국내정치 요인과 남북 간 극적인 긴장 등 외부요인이 결합되어 민심의 향배가 결정되었다.
여러 요인 가운데 한국정치구도의 밑바닥 심층을 조율하는 무의식은 전쟁에 대한 공포였다. 분단과 전쟁의 공포를 적극 할용하며 주도권을 장악한 이승만 자유당 정권은 박정희 전두환 정권을 거쳐 최종적으로 박근혜 정권으로까지 이어졌다.
촛불혁명을 거치며 4.27남북정상회담, 6.12조미정상회담에 이르러 분단 트라우마와 공포는 거의 사라져가는 듯 보인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까지만 해도 트라우마와 공포는 한국민의 무의식 속에 깊숙이 남아있었으며 수구세력이 이를 부추길 수 있는 잠재요인이었다. 그러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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