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퇴직자의 충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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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낮은 자세로 "시민의 뜻이 정책이 되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소통00" 를 만들어 가시는 민선6기 시정철학에 공감했습니다.
관행적인 의전멘트 대신 퇴직이라는 "삶의 매듭"을 지으면서 소회 몇 마디 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공무원 인생 무대에서 퇴장합니다.
관선시절 입문하여 지방자치시대로 사회적 시스템이 변화된 36년여 세월을 시민과 함께 했습니다. 인간적인 양심과 소신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공직자는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지키는 것이 도리입니다. 도리를 다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백성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어야한다"는 역사의 교훈이 있습니다
공직자에게 부여된 권한은 일정 기간 동안만 그 역할을 하게되는 "위임된 권한"일 뿐입니다.
본래부터 태생적으로 부여받은 절대 권력이 아닙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역사의 경고를 우리는 현실적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민선권력은 늘 초심은 흐지부지되고 위임자인 "정주시민"의 존재가치는 표심으로만 잠시 대우 받습니다.
'그때 그때 달라요' 라는 코메디 같은 반칙과 특권 그리고 안하무인의 잣대로는 상식과 원칙을 결코 바로 세울 수 없습니다. 리더십의 권위와 신뢰는 구겨집니다.
지역에서 인맥으로 얽힌 권력구조와 견제세력이 없는 민선시대는 공무원의 정당한 권리와 인격, 전문성을 가볍게 무시합니다.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은 소통입니다.
"바른 말" "쓴 소리"로 들리면 포용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원만한 인간 관계형성이 될 리 없습니다.
일방통행, 불통조직이 됩니다.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교언영색의 면전복배하는 자들이 꼬입니다. "알아서 기는 예스맨" 들이 시정의 중심부로 발탁되어 호가호위합니다.
기강은 형식적인 긴장모드가 되지만 대다수 선량한 공무원들은 침묵하고 맙니다. 냉소주의가 팽배해집니다.
일부 구성원의 비리, 일탈행위가 때때로 이슈화됩니다. 공직신뢰는 한방에 휘청거립니다. 투명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는 공염불이 됩니다. 민선리더십은 도의적. 상징적 책임 외에 실질적 책임을 질 일도,책임진 사례도 없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민여러분''으로 시작되는 '우아한 정치언어'로 민심을 현혹합니다.
"법대로" 라는 권위주의로 소시민들을 주눅들게 합니다. 치적 내세우기와 표심에는 전전긍긍합니다.
지방행정작용은 시민생활 전반에 걸친 다종다양한 종합행정을 통해 "사람 중심의 행복한 시정"만족도를 충족시켜야 하는 목표는 분명합니다.
후배를 승진시키면 선배가 알아서 옷을 벗는 권력기관의 상명하복 일렬종대 조직이 아닙니다.
공직경험도 전무하고, 보편적인 자질도 함량미달인 정치꾼들이 선거판마다 이런저런 연고와 인연으로 기웃거리다, 하루아침에 공식, 비공식 유력인사가 됩니다. 일방적이고 즉흥적인 갑질이 시작됩니다. 공직사회의 시달림은 4년주기로 반복됩니다.
속칭 유력인사들의 이해타산적인 청탁, 압력 소음지수가 높아집니다. 권력은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애꿎은 공무원을 탓하며 불편해 합니다.
정직하게 소신껏 양심적으로 임무수행을 위해 노력을 하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습니다.
때론 이해당사자들의 무개념 안하무인 반발로 소란스러워 지기도 합니다.
사회적인 칭찬, 공감, 지지 등의 진정성은 권력의 입맛대로 비틀고, 의심하고 편집했습니다.
책임있는 공직자가 아닌 민간의 ''자기사람''들을 곳곳에 포진시킵니다.
시민의견 청취라는 형식적인 명분으로 이것저것 사전 검토.협의를 받게합니다.
근거 법규정은 없습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민선시대의 민낯일 뿐입니다.
직업공무원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선거판마다 비선실세가 득세합니다.
작금에 이르러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으로 나라까지 말아먹고 있는 한국사회는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소신이 강하면 절대로 안되는 참담한 시대임이 분명해보입니다.
상식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계시는 민선6기 시장님!
공무원은 법률적으로 정년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공직자는 법정 재직기간 동안 적법한 범위내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합니다.
때문에 공무원의 신분에 관한 처분은 구성원의 능력과 자질을 상식에 반하는 권위주의로 재단할 일이 아닙니다.
조직내 공식적인 검증시스템을 정상 작동하여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옳습니다.
평가와 신상필벌은 법규정에 근거하여 기본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공정하고 공평하고 분명해야합니다.
그래야 ''대장''이니 ''충성''이니 하면서 상사의 눈치나 보고 순응하는 척하는 공직사회의 낡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업무를 추진한 공무원에 대하여 이해와 배려는 인색하고 권력이 의도한 바와 "다르다"는 이유로 "득표에 도움이 안된다" , ''강성이다'' , ''융통성이 없다''는 등 인격을 모욕하고 입맛대로 매도하는 일은 사람이 할 짓은 결코 아닙니다.
평생을 징계 한 번 받아 본 적 없고 법적으로도 흠결없는 공무원에게 아무런 소명 절차도 기회도 없이 어마무시한 권력의 입맛대로 인사권을 불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은 상식도 원칙도, 정치적ㆍ법률적 판단도 아닙니다.
소탐대실의 오만과 독선이고, 인간적인 배신행위일 뿐입니다.
''공직은 명예와 자부심을 먹고사는 직업''이라는 공개편지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다르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비록 인간사 원리원칙대로 살아가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불편하고 불이익을 자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서 명예와 자부심의 바른 길임이 분명한 것입니다.
시류에 편승하여 적당히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권력 앞에 머릴 조아리고 줄서기 하지 않았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가 나의 상대적 '다름'이었습니다.
지난 공직의 삶은 ''나다움'' 즉, "인간 김아무개다운 공직자"로 살아야한다는 정정당당한 소신과 자존감과 열정으로 열심히 살아버렸습니다.
공직마무리 시즌에 이르러서야 돌이킬 수 없는 착각인 줄 알게 되었습니다.
나와 인연된 동료 공무원 여러분!
민선권력의 원론적인 지시는 반대로 해석하는 편이 토사구팽의 치욕을 면하는 "현명한 처신"일지도 모릅니다.
권력 앞에 당당한 공무원은 아예 공직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염려와 충고를 수도 없이 듣고 살았습니다. 단 한 번 뿐인 인생, 비굴해질 수는 없었습니다.
공무원이 승진.영전에 급급하고, 상사의 환심을 사기위해 그럴듯한 치적을 앞세우려 서두르게 되면 비굴해집니다. 정도를 벗어나게 됩니다.
승자독식 민선권력의 화려한 치적 내세우기의 이면에는 권력자들의 지시명령으로 추진하다 흐지부지 덮어버리거나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비효율적인 시책, 근시안적인 난개발 사업, 각종 용역사업 등 혈세낭비의 잔재들을 강건너 불 보듯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부서장이 관리하는 당해 시점의 "예산 관리"만 똑바로 해도 상당한 절감효과와 투입 성과를크게 거양할 수 있었습니다.
공직자는 늘 자신의 직분에서 공익실현의 국가작용에 충실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잘못된 시민의식을 올바르게 바로잡는 기능과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지역정서와 민심을 정확히 읽고 일그러진 삶의 현상들을 바로 잡아야 할 주체는 바로 공직자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때마다 나에게 멘토 역할을 청했던 가까운 동료, 선후배, 지인들의 이중성은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자는 짐승"이라고 맹자는 말했습니다.
때마다 말을 바꾸고 다른 말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자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天知, 地知, 子知, 我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는 중국 후한시절 고사가 있습니다.
사람의 말에 일관성이 있을 때라야 신뢰가 생기고 그제야 믿고 사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대적 변화를 보지 못하면 미련이 생기고 관계를 존중하지 않으면 싸움이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강단이 분명해야 한다고 배운대로 양심적인 소신과 열정으로 공직의 삶을 살아버렸습니다.
시정을 이끌어 갈 재직공무원 여러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청춘을 다바친 장편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나는 늘 시민과 선량하고 성실한 동료편에서 나름 영혼이 시퍼런 공직자로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사리에 반한 지시와 행동이 바르지 못한 상사에게는 언제나 당당하게 대응하고 살았습니다.
나의 실패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대가 선호하는 복지안동 모드로 상사의 비위를 맞추며 ''기회주의적 순발력''을 잘 발휘 하신다면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공직목표에 쉽게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공무원의 기본적 권리와 인격을 무시한 채 사조직인양 인사권을 휘두르고, 시키면 무조건 따라야하는 서글픈 현실 등 모순과 비정상으로 점철된 공직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나의 상대적 "소신대응 모드"를 해제하고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
돌아보니 나름대로 보람과 긍지와 성취감도 컸습니다.그 흔적들이 지나온 길목마다 당당하게 선명하게 또는 망가져 원위치된 채로 남아있습니다.
"끝이 아름다우면 모든 것이 아름다운 법 (Endes gut, Alles gut)“이라고 합니다.
나에겐 그렇지 못한 지금 이 순간! 심연에 상처는 크고 만감이 회오리 칩니다.
모두 내 탓입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임을 공직 마무리 시점에 너무 늦게 깨달았을 뿐입니다.
인생사 이제 특별권력관계의 멍에를 벗고,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경계를 넘어 필드로 나갑니다.
인생을 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여유와 행복'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참회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마저 소홀히 하면서 나름 열심히 공직을 수행했습니다.
먼저 유연하지 못하고 늘 당당하고자 하는 나를 믿고, 어떤 상황에서도 "격려"와 "지지"와 살 떨리는 "근심걱정"까지 풀세트로 무한내조를 해 준 평생 단 한 사람뿐인 내인생의 동반자 박00님에게.
"참회합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딸과 아들도 살갑지 못한 애비를 탓하지 않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해서 각자의 삶을 잘 살고 있어 고맙다. 사랑한다.
그동안 나의 공직의 길에 인연된 모든 분들을 참 좋은 인연으로 기억하겠습니다.
늘 '나다운' 공직생활을 공감해 주시고 용기를 주신 선.후배, 동료, 친구, 지인 등 많은 인연들께 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행여 공직수행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인간관계가 불편하게 뒤틀리고 어수선했던 인연들에 대해서 참회합니다.
퇴직 후 인생은 아직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들을 찾아 늘 배우는 자세로 유연하고 겸손하게 진화하면서 살겠습니다.
이제는 규칙과 관습에 매이지 않고, 남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되어 남은 인생 여정을 뚜벅뚜벅 살아가겠습니다.
"후반전에 강한 놈이 이긴다"는 100세 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늘 편하고 행복한 나날되시길 합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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