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영적금대교를 아예 송희립대교나 유탁대교중 택1하는 절충안이 있다.
절충안
2016-10-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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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고흥간 연륙교명칭 분쟁을 보고
최재성 박사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성 안에는 연광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 정자에는 ‘천하제일강산’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 현판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에 온 중국 황제가 연광정에 올랐다가 이 현판을 보고, 현판 글씨를 쓴 조선 사람을 잡아다 닦달을 했다. 중국에 이미 수많은 명승지들이 있고, 그들이야말로 천하제일인데, 어찌 조선에서 감히 천하제일이란 말을 썼냐면서 그 조선인을 곧 죽이려 했다. 그 조선인은, 죽음의 위협 속에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중국의 경승지는 ‘만고제일’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중국 황제는 그 조선인의 재치에 감탄하며 풀어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연광정의 현판과 관련해서 다른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지만, 이 전설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지역(‘천하’) 간의 문제가 생겼을 때, 시간(‘만고’)의 개념을 끌어들여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여수와 고흥 사이에는 ‘지역’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조만간 완공 예정이라는 다리 명칭을 두고 두 지역이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 화정면 적금리의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이름을 두고 여수에서는 섬 이름인 ‘적금대교’를, 고흥에서는 고흥의 국립공원 팔영산에서 따온 ‘팔영대교’를 주장한다. 이들은 서로 저마다의 논리를 갖고 한 치도 양보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나는, 여수와 고흥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인물 이름을 따서 새로운 이름을 붙이자고 주장하고 싶다. 지역이란 공간의 문제를 뛰어 넘어 역사라는 시간의 관념을 도입하여 역사상의 인물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이미 여수와 광양 사이의 ‘이순신대교’라는 전례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인물은 유탁과 송희립인데, ‘유탁대교’ 또는 ‘송희립대교’는 어떨까.
유탁과 송희립은 둘 다 고흥 출신이거나 연고를 갖고 있으면서, 여수에서도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탁(柳濯)은 고려 말 공민왕 때에 전라도만호로 왜구들의 침입을 막았으며, <장생포(長生浦)> 곡(曲)을 지었다. 그가 왜구를 막아낸 곳은 여수 앞바다이고, 장생포는 지금 여수의 장성마을이다. 그는 왜구 방비(防備) 등 여러 공로로 고흥부원군과 고흥후(高興侯)에 차례로 봉해졌고, 사후인 조선개국 후에는 고흥백(高興伯)에 추증되었다.
또 송희립(宋希立)은 흥양현(현재의 고흥) 출신으로서 임진왜란 때 형 송대립(宋大立)과 함께 전라좌수사 이순신을 도와 왜군과 싸웠다. 전라좌수영군이 처음 왜군과 벌인 전투였던 옥포해전부터 마지막 싸움이었던 노량해전까지 시종일관 싸움터를 떠나지 않았다. 특히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의 최후를 옆에서 지키고, 전투를 대신 독려한 것 등 영화나 드라마에 소개된 송희립의 모습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유탁과 송희립 이 두 인물은 여수와 고흥에서 모두 거부감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끝
(페이스북에서 퍼온글)
필자도 역시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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